초록색 별 그림이 나왔다고 망원경이 초록 구체를 가까이서 찍었다는 뜻은 아니다. 영국 워릭대 연구진이10월15일 공개한 백색왜성 연구는, 관측한 빛의 스펙트럼에 사람의 색각 모형을 적용해 어떤 색으로 보일지를 계산했다. 핵심은 온도뿐 아니라 빛을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조밀한 대기의 성분이다.
별의 색을 바꾸는 것은 온도만이 아니다
대부분 별에서는 차가우면 주황빛, 뜨거우면 흰빛과 옅은 푸른빛을 띠는 경향이 있다. 태양 같은 별이 생애 끝에 남기는 조밀한 핵인 백색왜성도 처음 발견된 사례가 뜨겁고 희거나 옅은 파란색이어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 하지만 일부 차가운 백색왜성의 대기는 물에 견줄 만큼 조밀해질 수 있다. 그 안의 탄소·칼슘·나트륨 등이 주변 헬륨과 상호작용하면 낮은 밀도 때보다 넓은 파장 범위의 빛을 흡수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대표 사례 WD J1330+6435는 연구진의 모형에서 연둣빛으로 나타났다. 행성계의 암석성 물질을 받아들여 대기에 나트륨 등을 갖게 됐고, 나트륨이 주황색 쪽 빛을 넓게 흡수하면서 전체 빛의 색이 달라진다. 초록색 빛만 새로 만들어 내는 단순한 온도 효과가 아니라, 여러 색 중 일부가 더 강하게 빠지는 효과다.
분홍색은 또 다른 성분에서 나온다
탄소가 풍부한 백색왜성은 분홍색이나 보라색으로 계산되는 경향이 있었다. 깊은 대류가 내부의 탄소를 표면 쪽으로 끌어올리고, 탄소 분자가 특정 파장의 빛을 강하게 흡수하는 식이다. 같은 ‘백색왜성’이라는 이름 안에서도 대기 성분과 밀도에 따라 서로 다른 색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대학이 공개한 색 비교판은 이런 차이를 원형 색 모형과 그 아래 스펙트럼으로 나란히 보여 준다. 사람이 알아보기 쉽도록 밝기를 낮춘 표현이지, 별이 화면만큼 어둡거나 가까이서 안전하게 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연구진은 어떤 백색왜성도 실제 색을 직접 볼 만큼 가까이 있지 않아, 일상적으로 얻는 스펙트럼 자료에서 색을 계산했다고 밝혔다.
그래도 평균적인 백색왜성은 흰색이다
연구진이 지구에서20파섹, 약65광년 안의 백색왜성151개를 살핀 표본에서는 특이한 색이5개였다. 두 개는 노랑, 세 개는 분홍이었다. 여기서 약30개 중 하나가 특이한 색일 수 있다고 추정했지만, 이를 우주의 모든 별에 곧바로 적용하는 통계로 읽으면 안 된다. 나머지146개의 중간 색온도는 약6800K로 사람에게 흰색으로 보이는 범위였다.
따라서 ‘초록 별 발견’에서 새롭게 볼 지점은 색 이름 하나가 아니다. 별빛을 파장별로 나누면 온도와 성분을 넘어 사람 눈에 어떻게 보일 빛인지까지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초록색 모형 그림, 관측한 스펙트럼, 맨눈으로 직접 본 색을 구분하면 이 연구의 놀라움과 한계를 함께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