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문장이나 번역한 책이 어느 AI의 학습에 쓰였는지 모른다면, 무엇을 확인하고 누구와 협상해야 할까. 한국출판인회의가 공개한 ‘정부·국회·AI 기업에 보내는 대한민국 호소문’은 그 출발점을 데이터 출처 공개에 뒀다.10월자로 공개된 호소문은 작품 사용 여부를 확인할 길, 권리자의 허락, 정당한 대가를 함께 요구한다.
출처를 알아야 허락도, 보상 협상도 가능하다
첫 요구는 AI 기업이 학습에 쓴 작품과 출처, 적법하게 이용했다는 근거를 기록하고 권리자가 확인할 수 있게 하라는 것이다. 단순히 ‘책으로 학습했다’는 설명을 넘어, 책을 만든 사람이 자기 작품의 사용 여부를 묻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두 번째는 AI 학습에 권리자의 이용허락을 원칙으로 삼으라는 요구다. 거부 의사를 따로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허락한 것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는 출판계가 정부·국회·기업에 촉구한 원칙이며, 이번 호소문이 새 법이나 개별 학습 행위에 대한 판결을 확정했다는 뜻은 아니다.
세 번째는 출판물 권리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라는 것이다. 특히 협상력이 약한 중소 출판사와 개별 창작자도 공정한 조건에서 협상하고 보상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호소문은 AI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책을 만들 수 있는 토대를 지키며 기술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함께 밝혔다.
연명하려면 이름 공개 조건부터 확인
공식 페이지에서 연결하는 연명 양식은 출판사·협회·에이전시 같은 단체와 작가·번역가·출판 종사자 등 개인의 참여를 받는다. 제출한 단체명 또는 개인 성명·소속·직업은 공개 명단에 반영되는 방식이다. 참여하려는 사람은 비공개 의견 수렴이 아니라 공개 연명이라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