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 사진에서 나무 밑바닥에 초승달이 흩뿌려진 듯한 장면을 볼 수 있다. 달의 그림자가 수백 개 생긴 것도, 잎이 갑자기 초승달 모양이 된 것도 아니다. 작은 잎틈마다 달에 일부 가려진 태양의 상이 투영된 것이다. NASA의 일식 관측 안내는 이 무늬를 바닥에서 찾아볼 현상으로 소개한다.
잎 사이 틈이 작은 카메라가 된다
틈으로 들어온 빛이 바닥에 태양의 모습을 맺는 원리는 바늘구멍 투영과 같다. NASA는 나무 아래뿐 아니라 구멍을 낸 종이, 소쿠리, 밀짚모자, 교차한 손가락 사이에서도 태양의 상을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구멍이 여러 개면 각각 하나씩 상을 만들기 때문에 같은 모양이 반복된다.
이 현상은 달이 태양을 일부 가리는 구간을 지면에서 간접적으로 관찰하는 방법이다. NASA의 안내는 개기일식 전 부분 단계에서 나무 아래 작은 태양들을 살펴보라고 하고, 개기가 끝나 다시 부분 단계로 돌아오면 같은 투영상이 다시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하늘에 있는 광원의 모양이 달라지면 여러 틈이 만드는 작은 상도 그 모습을 드러내는 셈이다.
상자형 장치는 종이상자·흰 종이·알루미늄박·테이프 등으로 구성된다. 태양 쪽 면의 작은 구멍으로 들어온 빛은 맞은편 안쪽 종이에 닿고, 관측자는 태양을 등진 채 별도의 보기 구멍으로 그 종이를 살핀다. NASA 도해에 구멍이 두 종류 표시된 이유도 빛이 들어오는 통로와 사람이 투영상을 보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진의 날짜와 오늘의 하늘은 별개
대표 사진은 NASA가 공개한 2023년 10월 14일 일식 장면이다. 지금 한국에서 일식이 진행 중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 글은 반복해서 관찰할 수 있는 광학 현상을 설명하는 생활 과학 기사이며 새 일식 일정을 알리는 속보가 아니다.
바닥의 투영상을 보는 것과 태양을 직접 보는 것은 다르다. NASA는 부분일식이나 가려지지 않은 태양을 맨눈으로 보지 말라고 안내한다. 바늘구멍 안을 들여다보거나 일반 선글라스를 태양 관측용으로 쓰지 않는다. 간접 관측에서는 태양 대신 종이·바닥에 맺힌 상을 본다는 구분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