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 상징인 넓은 고리가 어떤 사진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얼음이 갑자기 사라졌다가 다시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납작한 띠를 정면에서 볼 때와 가장자리에서 볼 때의 차이다. 종이 한 장을 눈높이까지 기울이면 넓은 면이 가느다란 선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크게 펼쳐졌지만 두께는 얇다
고리는 하나의 단단한 판이 아니다. 수많은 얼음 입자가 각자 토성 주위를 돈다. NASA 카시니 임무 해설은 주된 고리의 일반적인 두께를 약10m로 설명한다. 다만 덩어리와 솟아오른 구조도 있어 어디서나 높이가 완전히 같은 매끈한 판이라는 뜻은 아니다.
토성의 자전축과 고리 면은 공전 궤도에 대해 기울어져 있다. 토성과 지구가 태양 둘레를 움직이는 동안 지구에서 보는 고리의 각도도 바뀐다. 지구가 고리의 평면을 지나는 무렵에는 넓은 면 대신 얇은 가장자리를 보게 된다. NASA는 이런 고리 면 통과가 대략15년 간격으로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관측자의 위치와 조명의 방향
고리가 태양빛을 옆면으로 받는 토성의 분점도 비슷한 시기에 찾아오지만,지구에서 가장자리를 보는 순간과 같은 조건은 아니다. 앞의 질문은 관측자와 고리의 위치이고,뒤의 질문은 태양빛이 들어오는 방향이다. 지구도 따로 공전하므로 두 순간을 같은 날짜로 묶어서는 안 된다.
2009년 분점에 카시니는 고리 가까이에서 관측했다. 낮게 들어오는 햇빛이 얼음 덩어리의 긴 그림자를 만들어 평소 알아보기 어려운 높낮이를 드러냈다. 토성 고리가 얇다는 사실은 단순히 안 보이는 이유를 넘어,어떤 각도에서 숨은 구조를 찾을 수 있는지도 설명한다.
따라서 사진에서 고리가 약해졌다는 말과 고리 물질이 장기적으로 줄어든다는 연구는 구분해야 한다. 여기서 다룬 것은 시선·조명에 따른 겉모습이다. 오늘 고리가 없어졌다거나 지금 한국의 작은 망원경에서 반드시 같은 모습이 보인다는 당일 관측 안내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