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 숟가락에는 자석이 잘 안 붙는데 냄비 바닥에는 붙는다면, 어느 한쪽이 가짜인 것일까. 자석 반응만으로 그렇게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스테인리스라는 이름 안에도 자성을 띠는 계열과 그렇지 않은 계열이 있고, 같은 계열에서도 가공 상태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철이 들어 있어도 결정구조가 다르다
포스코 뉴스룸은2021년 기술연구원 도움말을 통해 스테인리스의 자성을 결정구조로 설명했다. 철에 크롬 등 다른 원소를 더해도 내부 구조가 모두 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페라이트계와 마르텐사이트계는 자석에 잘 반응하는 반면, 오스테나이트계는 일반적으로 잘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테인리스가 녹에 강한 이유와 자석에 붙는 이유도 구분해야 한다. 크롬이 산소와 결합해 표면에 얇은 피막을 형성하는 것은 부식 저항에 관한 설명이다. 자석에 반응하는지 여부가 이 피막의 품질이나 모든 사용 환경에서의 내구성을 한 번에 검사해 주는 것은 아니다.
잘 안 붙는 계열도 가공 뒤에는 달라질 수 있다
호주 스테인리스강 개발협회ASSDA의 재질 확인 기술 문서는 예외를 더 구체적으로 짚는다. 열처리로 연화된 오스테나이트계는 자석에 잘 끌리지 않지만, 냉간가공을 거치면 자성을 보일 수 있다. 모양을 만들거나 당겨 가공한 부분의 반응이 원래 판재와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자석 하나로304인지316인지 같은 세부 강종이나 제품의 등급을 확정하기는 어렵다. ASSDA는 확인하려는 차이에 따라 다른 시험과 성분 분석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석이 붙는다는 관찰은 재료 성질의 단서이지, 그것만으로 불량이나 가짜를 입증하는 결과는 아니다.
인덕션에서는 오히려 자성이 필요한 자리
인덕션은 자기장을 이용하므로 조리기구 바닥에 자성이 있는 재료를 쓰는 이유가 있다. 포스코는 자성을 가진 스테인리스를 쓰거나 바닥에 덧대는 방식을 예로 든다. 냄비 전체의 재질과 바닥의 반응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자석 반응만으로 가열 성능 전체를 보장하거나 제품 사용 안내를 대신할 수는 없다. 붙느냐보다 어떤 용도로 어떤 재료를 썼는지를 나눠 보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