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의 당분이 그대로라면 맛도 그대로일까. 2016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냉장 실험은 두 가지가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줬다. 5°C에서 7일 보관한 붉게 익은 토마토는 향을 만드는 휘발성 성분이 줄었다. 한 품종의 당과 유기산에서는 유의한 차이를 찾지 못했지만, 소비자가 매긴 전체 선호도는 낮아졌다.
혀가 느끼는 당·산과 코로 맡는 향
공동저자가 속한 미국 농무부 농업연구청ARS는 토마토 맛에 당·산뿐 아니라 휘발성 성분이 함께 기여한다고 설명한다. 당은 단맛, 산은 신맛에 연결되지만, 향 성분은 토마토 특유의 풍미를 더한다. 따라서 당의 양을 재는 것만으로 씹을 때 느끼는 전체 맛을 대신할 수 없다. ARS의 설명은 이 논문을 소개한 것이며 별도의 재현 실험은 아니다.
논문은 Ailsa Craig와 FLA8059 두 품종을 비교했다. 5°C에 1일이나 3일 둔 뒤에는 총 향 성분의 뚜렷한 감소가 관찰되지 않았고, 7일 보관에서는 두 품종 모두 감소했다. 냉장고에 잠깐 넣는 순간 향이 모두 사라진다는 식으로 읽을 결과가 아니다. 품종과 온도, 보관 기간을 함께 봐야 한다.
꺼내 놓아도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았다
7일 냉장 뒤 20°C에서 3일 회복시켜도 휘발성 성분은 보관 전보다 낮았다. 소비자 평가에 쓴 조건은 따로 구분해야 한다. Ailsa Craig를 7일 냉장하고 20°C에서 1일 둔 열매를 전날 수확한 익은 열매와 비교했을 때 선호도가 낮았다. 이 품종에서 측정한 포도당·과당·사과산·구연산의 양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ARS는 저온에서 향 성분을 만드는 유전자 활동이 줄어드는 반응을 설명했다. 다시 따뜻한 조건에 둔 뒤 일부 유전자 활동은 회복했지만 모두 같은 방식은 아니었다. 특정 향 성분의 증감도 서로 달랐다. ‘모든 향이 영구적으로 없어졌다’거나 토마토의 유전정보가 해롭게 바뀌었다는 뜻으로 넓혀 말할 수 없다.
이 결과는 익은 두 품종을 정해진 실험 조건에서 비교한 풍미 연구다. 모든 가정의 냉장고와 품종, 숙도에 똑같은 보관 기한을 제시한 식품 안전 시험은 아니다. 잘라 놓은 토마토를 실온에 며칠 두라는 안내로 사용해서도 안 된다. 핵심은 냉장 여부 하나보다 기간과 향의 변화가 중요하며, 당분이 남았다는 사실만으로 맛도 보존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