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작업실의 옛 단체사진에서 여성들만 서서히 희미해지고 남성들이 남는다. AI가 과거의 진실을 자동 판정한 결과가 아니라, 미술사에서 여성 창작자의 자리가 지워진 과정을 보여 주려 만든 영상 연출이다. Google은21일 예술가 프륀 누리, 감독 뱅상 로르카와 함께한10분 다큐멘터리 ‘Visionaries’의 제작 과정을 공개했다.
사진이 드문 작업실, 먼저 편지와 일기를 모았다
프로젝트는19세기 말과20세기 초 파리에서 활동한 여성 조각가들을 다룬다. 미술사 연구자 세 명이1년에 걸쳐 편지·일기·인물 사진과 작품 자료를 모았고, 누리는 이들의 초상을 조각했다. 다큐멘터리는 이 조사에서 출발한다. 창작자가 남긴 자료를 먼저 수집한 뒤, 사진으로 충분히 남지 않은 작업 공간을 생성형 AI와 이미지 편집 모델로 시각화한 방식이다.
Google Arts & Culture Lab의 린 체르니는 낸시 엘리자베스 프로핏, 잔 푸플레, 카미유 클로델 등의 작업실을 되살리는 시각 작업에 참여했다. 제작진은 Gemini를 바탕으로 만든 전용 도구로 기록 사진에서3D 모델을 만들고, 카메라가 공간과 조각 주변을 이동하는 경로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정지 사진을 보여 주는 데서 더 나아가 관객이 공간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시점을 만든 것이다.
AI로 만든 장면과 남아 있는 기록은 다르다
앙투안 부르델의 작업실 사진에서 여성 학생들을 지우는 장면도 같은 취지다. 여성들이 애초 그 자리에 없었다는 주장이 아니라, 있었지만 뒤의 역사에서 덜 보이게 된 현실을 시각적으로 뒤집어 보여 준다. 재구성된 공간 역시 실제 작업실의 모든 배치와 물건을 그대로 입증하는 새로운 사진 자료는 아니다. 기록 조사와 그 자료를 바탕으로 한 창작적 시각화를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
공식 Google Arts & Culture 페이지에서는 이 프로젝트의 다큐멘터리 소개와 온라인 영상 경로를 공개했다. 파리 프티 팔레의 누리 전시와 연결된 작품이지만, 이번 공개를 누구나 같은 기능을 켜서 쓰는 새 Gemini 서비스 출시로 읽으면 안 된다. 일반 이용자용 도구나 요금제를 발표한 것이 아니라, 특정 작품에 AI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보여 준 제작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