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반구로 여행하면 세면대 물도 북반구와 반대로 돌까. 일상의 세면대나 변기에서 본 회전 방향만으로 반구를 가릴 수는 없다. NOAA의 기존 허리케인 FAQ는 용기의 모양과 물이 이미 움직이던 방향이 배수 회전을 결정하기 때문에 어느 반구에서도 시계·반시계 방향을 모두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표 사진은 과천과학관의 소용돌이 생성기를 촬영한 자료다. 물 소용돌이를 보여 주지만 세면대도, 지구 자전 효과를 검출한 실험 사진도 아니다. 눈에 보이는 회전이 있다는 사실과 그 회전을 무엇이 만들었는지는 구분해야 한다.
태풍에는 중요한 힘, 세면대에는 훨씬 작은 효과
지구 자전과 관련된 코리올리 효과는 큰 저기압의 회전을 설명할 때 중요하다. NOAA의 설명에서 북반구 저기압으로 모이는 바람은 오른쪽으로, 남반구에서는 왼쪽으로 휘어 회전한다. 하지만 큰 기상 현상의 설명을 작은 세면대에 그대로 대입하면 안 된다.
세면대에는 물을 받을 때 생긴 흐름과 씻는 동안 만들어진 작은 소용돌이가 남아 있다. Penn State의 Alistair Fraser 교수는 이런 초기 움직임이 일상 배수에서 지구 자전의 작은 효과보다 훨씬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변기는 테두리 아래에서 물을 분사하는 방식도 회전 방향을 좌우한다.
자전 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른 회전을 극도로 억제하면 배수 실험에서도 지구 자전 효과를 검출할 수는 있다. Fraser의 교육 원문은 대칭적인 원형 용기와 중앙의 작은 구멍을 쓰고, 물을 오래 가만히 둔 뒤 새 움직임을 넣지 않도록 아래에서 마개를 빼고 천천히 배수한 실험을 소개한다.
이는 수도꼭지를 잠그고 곧바로 세면대 마개를 빼는 상황과는 다르다. 여행지에서 물이 반대로 도는 모습을 봤다면 그 회전은 실제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적도를 넘어서 지구 자전이 물의 회전 방향을 바꿨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먼저 봐야 할 것은 물을 채운 흐름과 배수구·용기의 구조다.